사령탑 바뀌어도 모래알 조직력…결과·내용 모두 놓친 모레노호

사령탑 바뀌어도 모래알 조직력…결과·내용 모두 놓친 모레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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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4-4-2 전술'…절실함 떨어지는 태극전사 '총체적 난국'

경기 지켜보는 모레노 감독
경기 지켜보는 모레노 감독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 모레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6.10.2 [email protected]

(울산=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팀 수준을 올리기 위해선 모든 선수가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김민재)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최악의 팀워크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신 한국 축구가 새로운 변화를 꿈꾸며 '임시 사령탑 체재'로 새롭게 출발했지만 결과도 내용도 뒷걸음질하는 모양새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9∼10월 A매치 4연전의 세 번째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이로써 모레노 임시 감독은 자신에게 주어진 6경기의 절반을 치르면서 1승 1무 1패의 성적표를 내놨다.

수치상으로는 절반의 성공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평가전이 이어질수록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은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

전형적인 4-4-2 전술을 앞세운 모레노호는 1∼3선의 촘촘한 간격을 기반으로 강력한 압박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는 전술을 지향했다.

첫 결과는 좋았다. 모레노호는 에콰도르와 9∼10월 4연전의 첫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LAFC)과 오현규(베식타시)의 투톱을 앞세운 4-4-2 전술로 3골을 몰아치며 화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우루과이와 두 번째 경기에선 1-4로 완패했고, 베네수엘라와 세 번째 경기에선 0-0 무승부에 그쳤다.

특히 우루과이 베네수엘라전을 치르면서 태극전사들은 4-4-2 전술이 드러낼 수 있는 약점을 모두 노출했다.

2명의 중앙 미드필더만 배치되는 구조에서 대표팀은 중원에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상대의 압박과 패스 줄기 차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볼 간수 능력이 떨어지면서 수비 라인에서 시작되는 빌드업 패스가 중원을 거쳐 전방으로 투입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됐고, 패스가 차단되면 포백 라인은 상대의 역습에 고스란히 노출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여기에 선두들도 도전적인 공격 전개보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횡패스와 백패스로 점유율만 높이려는 습성이 되살아나며 후방에서 볼만 돌리는 'U자형 빌드업'으로 답답함을 초래했다.

아쉬워하는 손흥민
아쉬워하는 손흥민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 손흥민이 골 기회가 무산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6.10.2 [email protected]

모레노 감독 역시 4-4-2 전술이 상대에게 제대로 먹히지 않았을 때 이를 타개할 '플랜B' 없이 똑같은 위치에 다른 선수를 갈아 끼우는 방법으로 위기를 타개하려고 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특히 베네수엘라전에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은 경기 초반 압박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정작 중요한 골을 만드는 작업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첫 슈팅마저 전반 45분에야 나올 정도로 빈공이었다.

팀 전체가 하나가 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마저 제대로 나오지 않자 결국 김민재는 후반 중반 교체되면서 모레노 감독에게 답답함을 호소하는 장면까지 노출됐다.

김민재는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 "개인이 빛나기보다 팀이 하나 돼야 한다"라며 "팀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우고 경합하고 수비를 해야 한다. 오늘은 수비 선수들이 불쌍하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뭔가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팀 수준을 올리기 위해선 모든 선수가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결과는 일차적으로 사령탑의 책임이지만, 태극전사들의 전술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도 간과해선 안 된다.

'이름값'만으로 선발 출전이 보장된다면 모레노호의 유효기간은 계약된 6경기로 끝날 수밖에 없다.

공격 차단하는 김민재
공격 차단하는 김민재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 김민재가 베네수엘라 공격을 차단하고 있다. 2026.10.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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