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지면 죽자"…'결승날 훈련 무산' 황당 악재가 깨운 금빛 투혼

[아시안게임] "지면 죽자"…'결승날 훈련 무산' 황당 악재가 깨운 금빛 투혼

링크핫 0 168 09.21 03:22
오명언기자 구독 구독중
이전 다음

일본과 농구 결승 당일 오전 훈련 차량 안 와 취소…"결과적으로는 좋은 영향"

'에이스' 이현중도 "다 박살 내겠다" 독기…분노를 투지로 승화

금메달의 기쁨
금메달의 기쁨

(나고야=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메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 2026.9.20 [email protected]

(나고야=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12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앞두고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어처구니없는 변수를 맞닥뜨렸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이 열리는 당일, 오전 훈련장으로 향할 버스가 아무런 설명 없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결국 발이 묶인 대표팀은 예정된 훈련을 취소해야 했고, 하필 홈팀 일본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벌어진 공교로운 상황에 불쾌감을 삼켜야 했다.

그러나 '주장' 이승현은 이 황당한 악재가 오히려 선수단을 더 단단하게 뭉치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고 돌아봤다.

일본을 67-57로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승현은 "오전 훈련이 무산되면서 다들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지면 죽자'는 독기를 품고 경기에 임했다"며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코트에서 슛을 쏘며 몸을 푸는 대신, 대표팀은 다 함께 산책하고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찾았다.

'고생많았어'

(나고야=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 대한민국 대 일본의 경기.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데표팀 이승현이 맹활약한 이현중을 안아주고 있다. 2026.9.20 [email protected]

이승현은 "굳이 힘을 빼지 않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 것이 결과적으로는 잘 풀렸다"면서도 대회 조직위원회를 향한 따끔한 일침을 잊지 않았다.

그는 "결승전을 앞두고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있을 수 없는 실수였다"며 "많은 분이 지켜보는 국제대회인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도 이런 황당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에이스' 이현중 역시 겉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하면서도 속으로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이현중은 "버스가 안 온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다. 오전 훈련이 취소됐다고 해서 경기력이 떨어지면 그건 선수가 아니다"라며 "감독님께서도 '냉철함을 유지하되 마음속 투지의 불씨만 살려두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자'고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감정적으로 흔들리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코트 위에서 다 죽어버리고 싶다'는 독기가 솟아오른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볼 다투는 이현중
볼 다투는 이현중

(나고야=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 대한민국 대 일본의 경기. 한국 이현중이 볼을 다투고 있다. 2026.9.20 [email protected]

팀을 이끈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 역시 당시 선수들에게 평정심을 잃지 말자고 당부했다고 돌아봤다.

마줄스 감독은 "농구에서 늘 '다음 플레이'를 강조하듯, 오늘 상황은 잊고 다음을 생각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면서 "우리는 결승전이 오후가 아닌 오전 7시 40분에 열렸어도 철저히 준비했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신력으로 임했다"고 우승의 원동력을 밝혔다.

한편 한국은 이날 오전의 황당한 해프닝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일본을 제압하며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역대 최하위인 7위의 수모를 겪은 2022년 항저우 대회에 모두 출전했던 베테랑 이승현에게 이번 우승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승현은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으며 '우리에게도 다시 그런 영광이 올까' 고대했는데, 그 일이 오늘 마침내 현실이 됐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오늘의 금메달이 한국 농구 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우승한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며 "나는 많은 것을 누리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우리 어린 선수들은 좋은 환경에서 더 많은 것을 누리며 농구했으면 좋겠다"는 묵직한 진심을 전했다.

기념촬영하는 남자 농구 대표팀
기념촬영하는 남자 농구 대표팀

(나고야=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시상식.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이 기념촬영을하고 있다. 2026.9.20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70689 [아시안게임] 새벽마다 빨래 전쟁 치르는 야구 대표팀들…결국 각자도생 야구 09.25 177
70688 [아시안게임] '4강 안착' 여자농구 박수호 감독 "8강전, 가장 잘 풀린 경기" 농구&배구 09.25 151
70687 월드컵 뒤 첫 평가전 앞둔 손흥민 "팬심 돌리는건 결국 선수 몫" 축구 09.24 224
70686 8연패 탈출 NC 실낱 희망…선두 kt '매직넘버 10'에서 제동 야구 09.24 231
70685 [프로야구 중간순위] 23일 야구 09.24 225
70684 김하성 또 3타수 무안타…6경기 연속 침묵하며 타율 0.116 야구 09.24 225
70683 천안시, 축구역사박물관 건립 본격화…2029년 개관 목표 축구 09.24 221
70682 축구협회, 9∼10월 A매치 4연전서 '팬 중심 이벤트' 확대 축구 09.24 234
70681 여자골프 윤이나, 11월 팀 골프리그 WTGL 출전 골프 09.24 191
70680 최고액에도 최악 시즌 MLB 메츠, 그린 감독 대행과 3년 계약 야구 09.24 199
70679 [아시안게임] '3전 전승' 남자 3대3 농구, 조 1위로 8강 직행 농구&배구 09.24 163
70678 [프로야구 대전전적] 롯데 9-5 한화 야구 09.24 215
70677 [프로야구 수원전적] NC 10-3 kt 야구 09.24 224
70676 [아시안게임] '농구 금메달' 이현중 "말도 안되는 큰 꿈 가져라" 농구&배구 09.24 166
70675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3연승' 한국 여자농구, 24일 인니와 8강전 격돌 농구&배구 09.24 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