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보베르데 영웅 보지냐 "월드컵 이전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

카보베르데 영웅 보지냐 "월드컵 이전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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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 월드컵 스페인전 후 카보베르데 국기를 든 골키퍼 보지냐.
북중미 월드컵 스페인전 후 카보베르데 국기를 든 골키퍼 보지냐.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 골키퍼 보지냐(40·콜로콜로)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명성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보지냐는 영국 일간 가디언의 주말판인 옵서버에 지난 26일(현지시간) 실린 인터뷰에서 카보베르데의 역사적인 월드컵 여정, 예상치 못했던 관심, 그리고 스포트라이트 이후의 삶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보지냐는 지난 7월 막을 내린 북중미 월드컵에서 선방 쇼를 펼치면서 카보베르데가 첫 출전 대회에서 3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32강까지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2024년부터 뛰던 포르투갈 2부 리그 팀과 계약이 만료돼 소속팀 없이 월드컵에 출전했다가 화려한 조명을 받은 보지냐는 이후 새 팀을 찾는 등 많은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보지냐는 "많은 사람이 유명해지고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지만, 그 현실의 긍정적인 면만 보는 경향이 있다"며 "솔직히 말해서, 지금의 삶과 예전의 삶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예전의 삶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평화와 고요함을 잃었다. 더는 사생활이 없다"면서 "이제 밖에 나가거나 식당에 가면 항상 누군가 저와 사진을 찍고 싶어 하거나 사인을 요청한다. 더 심한 경우에는 누군가가 저를 촬영하기도 한다. 제 삶에서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이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월드컵 이후 달라진 삶의 모습을 소개했다.

또한 월드컵 기간에 이미 미국 비자 발급 관련 이슈로 화제가 된 그의 어머니도 매일 카보베르데에 있는 집으로 찾아오는 팬들과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아르헨티나 메시(오른쪽)와 나란히 선 보지냐.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아르헨티나 메시(오른쪽)와 나란히 선 보지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북중미 월드컵 이전 보지냐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워 수는 5만여명이었다. 지금은 2천800만명이 넘는다.

자국의 사상 첫 월드컵 경기던 스페인전이 시작이었다.

보지냐는 스페인을 상대로 7개의 선방을 펼치며 무실점으로 0-0 무승부를 이끌며 단박에 세게 축구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대회 8경기에서 7승 1무를 기록하며 16년 만에 다시 월드컵 정상에 오른 스페인이 유일하게 이기지 못한 상대가 카보베르데였다.

특히 브라질의 한 방송사가 시청자들에게 보지냐의 SNS를 팔로우하도록 권하면서 그는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됐다.

보지냐에 대한 SNS상에서의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자 그는 알람을 꺼두기까지 했다.

이런 관심은 상업적인 기회로 이어졌다.

보지냐는 "월드컵 기간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저와 협업하고 싶어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한 건의 협업만 진행했다"면서 "앞으로 어떤 제안이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담배, 술, 도박 브랜드와는 협업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골키퍼 보지냐.
골키퍼 보지냐.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물론 인기와 관심이 마냥 싫은 것만은 아니다.

아프리카 서쪽 해안에 있는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이제 세계인들에게 전보다 훨씬 더 잘 알려지게 됐다. 보지냐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기분은 좋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이룬 성과는 모두가 노력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고, 이를 발판 삼아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고 소망했다.

보지냐는 당초 북중미 월드컵 이후 은퇴하려 했다.

하지만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을 끝내 억누르지는 못했다.

월드컵 이후 칠레 명문 클럽 콜로콜로에 입단한 보지냐는 현재 카보베르데 대표팀과 함께 2027 아프리카 네이션스 예선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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