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싸우기 위해 산다" 전쟁통에 잠시 환호성 터트린 이란

[월드컵] "싸우기 위해 산다" 전쟁통에 잠시 환호성 터트린 이란

링크핫 0 204 06.24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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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페르시아부터 이란의 영혼은 살아있다" 라커룸 손편지

테헤란에서 환호하는 이란 축구 팬들
테헤란에서 환호하는 이란 축구 팬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이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강적 벨기에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자 지난 4개월간 전쟁이 이어진 이란 본토에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미 NBC 방송은 2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전쟁의 그림자와 월드컵의 열기가 공존하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테헤란 시내 곳곳에는 지난 2월 28일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학생들을 추모하는 광고판이 걸려 있었다.

시내 한 카페는 한쪽 벽면 가득 '싸우기 위해 산다'는 문구를 적어뒀으며, NBC 등 언론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이란 당국의 처벌을 우려해 실명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월드컵을 향한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이란과 벨기에의 경기는 이란 현지 시각으로 오후 10시 30분에 시작했지만, 시민들은 카페나 영화관 등에 발 디딜 틈 없이 모여 응원전을 이어갔다.

일부 여성들은 히잡을 쓰지 않은 채 함께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이란 방어'의 상징으로 떠오른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여러 차례 선방으로 이란의 골문을 지킨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는 '이란 방어'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이란 협상단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베이란반드의 선방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바로 이렇게 우리의 땅을 지켰다"고 적었다.

동시에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 정부가 자국 대표팀을 상대로 시행 중인 이동 제한 조처에 대한 반발도 이어졌다.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란 대표팀에 대해 경기 24시간 이내에만 미국 입국을 허용하고, 경기가 끝나는 즉시 멕시코 티후아나에 마련된 베이스캠프로 복귀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아미르 갈레노에이 이란 대표팀 감독은 이날 선수단이 경기 전 훈련할 시간이 16시간도 채 되지 않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불과 2시간 만에 멕시코로 돌아가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란 대표팀은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마친 뒤 라커룸에 "모든 국가 간의 평화와 존중, 우정을 바란다"는 손 글씨 메시지를 남겼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대표팀은 이날 이란축구협회가 공개한 메시지에서 "수천 년 전 고대 페르시아에서부터 오늘날 문명화된 이란에 이르기까지 이란의 정신은 살아 숨 쉬며 변함없이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자부심을 가지고 LA에 왔고, 명예롭게 경쟁했고, 품위를 지키며 떠난다"며 "LA의 환대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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