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매국노' 악플에도 숨어서 일본 응원하는 중국 축구 팬

[월드컵] '매국노' 악플에도 숨어서 일본 응원하는 중국 축구 팬

링크핫 0 205 06.25 03:20

AFP통신, 반일 감정에도 일본 축구 응원하는 중국 축구 팬 조명

중국 상하이에서 일본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중국인 축구 팬
중국 상하이에서 일본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중국인 축구 팬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대표팀 공격수 우에다 아야세가 튀니지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헤더로 팀의 4-0 대승에 쐐기를 박자, 중국 상하이의 한 스포츠바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수십 명의 중국 팬들은 펄쩍 뛰며 대형 일장기를 펼쳐 들고 기쁨을 나눴다.

한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장면이지만, 반일 감정의 골이 우리보다 훨씬 깊은 중국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AFP 통신은 24일(한국시간) 중국 내 일본 축구 팬덤을 조명했다.

깊은 역사적 앙금과 최근의 정치적 긴장 속에서도 이들이 일본 대표팀을 응원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이 모임을 주도한 판 씨는 "우리 90년대생 대부분은 '캡틴 쓰바사' 등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란 세대"라며 "무엇보다 일본은 이제 아시아 축구의 자부심과 영광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일본을 응원하는 중국 축구 팬 마음의 밑바닥에는 자국 대표팀에 대한 깊은 좌절감이 깔려 있다.

일본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로 아시아 정상을 지키며 유럽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었지만, 중국(91위)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한산한 중국 베이징의 월드컵 관련 조형물
한산한 중국 베이징의 월드컵 관련 조형물

[AP=연합뉴스]

한 팬은 "중국 축구는 점점 더 폐쇄적으로 변하며 올바른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열기와 달리 온라인에서 이들은 '숨죽인 응원'을 해야만 한다.

소셜 미디어에서 일본 대표팀 팬 페이지를 운영하는 한 중국 팬은 매일 "어느 나라 매국노냐", "앞잡이냐"라는 악플에 시달린다.

"일본 유니폼을 입고 길거리에 입고 나갈 거면 헬멧을 써라"라는 위협도 받는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중·일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더욱 심화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한 이후 양국 간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국 내 반일 감정은 위험 수위를 넘나든다.

온라인에서의 모욕과 사회적 억압에도 불구하고 중국 축구 팬은 스포츠가 장벽을 허물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일본을 응원하는 한 축구 팬은 "오늘날 세상은 너무나 혼란스럽지만, 축구는 정치와 국적을 내려놓고 순수한 기쁨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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