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 백인천 추모한 '국민 타자' 이승엽 "저를 있게 해주신 분"

은사 백인천 추모한 '국민 타자' 이승엽 "저를 있게 해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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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일구상 수상 당시 고 백인천 전 감독(왼쪽)과 이승엽 전 감독
2006년 일구상 수상 당시 고 백인천 전 감독(왼쪽)과 이승엽 전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1995년 프로에서 첫 시즌을 보낸 이승엽(49)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은 그해 10월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으로 부임한 백인천 전 감독과 처음 만난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현재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1군 타격 코치로 일하고 있는 이 전 감독은 은사가 세상을 떠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갓 스무 살을 넘긴 제게 감독님께서는 '너는 한국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고, 일본프로야구에도 진출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떠올렸다.

흔히 프로야구 감독과 선수를 '사제'로 비유해도 진정한 의미의 스승과 제자는 많지 않다.

그러나 '국민 타자' 이 전 감독에게 백 전 감독은 누가 뭐래도 영원한 스승이다.

이 전 감독은 "망설임 없이 '홈런 타자가 되고 싶다'고 답한 저에게 감독님께서는 한두 가지를 바꿔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당연히 알겠다고 답했다. 그날부터 감독님과 함께 훈련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연습 방법, 혹독한 훈련, 제가 조금이라도 나태해질 때마다 누구보다 엄하게 꾸짖어 주셨던 감독님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2006년 NPB 개막전에서 이승엽을 찾아간 백인천 전 감독
2006년 NPB 개막전에서 이승엽을 찾아간 백인천 전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백 전 감독은 일본에서 타격 인스트럭터를 초빙해 이 전 감독에게 붙여줬고, 그렇게 이 전 감독의 초창기 타격 자세인 '학다리 타법'이 태어났다.

그리고 이 전 감독은 1997년 32홈런으로 데뷔 첫 홈런왕에 오른 뒤 리그를 지배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스승의 말대로, 그는 2003년 시즌이 끝난 뒤 NPB에 진출해 일본에서도 시원한 홈런을 날렸다.

이 전 감독은 "현실적인 목표만 보던 제가 더 큰 꿈을 꾸고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신 소중한 분"이라며 "그 결과 제가 꿈꾸던 홈런 타자가 되었고,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삼성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처음 뇌경색을 겪고, 이후에도 여러 번 같은 증상으로 쓰러졌던 백 전 감독은 14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향했다가 하루 만에 눈을 감았다.

이 전 감독은 "제가 가장 존경하고 감사하던 감독님, 더 아프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며 "감독님께 배운 것들과 심어주신 자신감은 평생 잊지 않겠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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