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살아 있는 동상' 민주콩고 축구 팬, 마침내 첫선

[월드컵] '살아 있는 동상' 민주콩고 축구 팬, 마침내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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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무대에서도 선보인
월드컵 무대에서도 선보인 '살아있는 동상' 퍼포먼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살아 있는 동상'으로 알려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유명한 축구 팬이 마침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경기장에 섰다.

민주콩고와 콜롬비아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K조 2차전을 치른 24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관중석에는 눈길을 확 잡아끄는 팬이 있었다.

민주콩고의 미셸 은쿠카 음볼라딩가다.

팬들 사이에서 '루뭄바 베아'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음볼라딩가는 자국의 독립 영웅인 파트리스 루뭄바를 형상화한 '살아있는 동상'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루뭄바는 벨기에서 독립한 민주콩고의 초대 총리에 올랐으나 군사 쿠데타로 2개월 만에 실각한 뒤 1961년 분리주의 세력에 의해 처형됐다.

음볼라딩가의 퍼포먼스는 정장 차림으로 관중석에서 경기 내내 꼼짝하지 않은 채 서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른팔을 들어 올린 자세는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에 세워진 루뭄바 동상의 포즈를 재현한 것이다.

음블라딩가는 2013년부터 민주콩고 대표팀 경기에서 이 퍼포먼스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모로코에서 열린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기간에 크게 화제가 됐다.

민주콩고가 치른 모든 경기에서 루뭄바 분장을 하고 오른팔을 치켜든 채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모습에 자국은 물론 다른 국가 팬들도 관심을 보이고 성원을 보냈다.

'살아있는 동상' 음볼라딩가.

[EPA=연합뉴스]

음볼라딩가가 월드컵에서 이 퍼포먼스를 보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선 민주콩고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게 무려 52년 만이다.

민주콩고는 북중미 월드컵 대륙 간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치열한 경쟁 끝에 자메이카를 따돌리고 '자이르'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던 1974년 서독 대회에 이어 통산 두 번째 본선 무대에 올랐다.

음볼라딩가는 지난 3월 멕시코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민주콩고가 5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때는 비자를 제때 발급받지 못해 경기를 지켜볼 수 없었다.

본선을 앞두고는 에볼라에 발목이 잡혔다.

에볼라가 확산하자 대회 공동 개최국인 미국이 민주콩고를 비롯해 우간다, 남수단에 최근 21일간 머문 적이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국을 제한한 것이다.

결국 음볼라딩가는 민주콩고가 지난 18일 미국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번 대회 1차전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1-1로 비기면서 역사적인 월드컵 첫 득점 및 승점을 기록하는 순간도 함께하지 못했다.

그는 2차전을 앞두고서야 미국에 도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음볼라딩가는 이날 킥오프 1시간 전쯤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민주콩고는 0-1로 졌지만, 그는 민주콩고 국기를 연상시키는 밝은 빨간색 재킷과 넥타이, 노란 셔츠, 파란 바지를 입고 경기 내내 '살아있는 동상'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AP통신은 "(음볼라딩가는) 인터뷰 요청은 정중히 거절했지만, 월드컵에 마침내 오게 된 것이 기쁘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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